“사전예고 그대로 한치의 오차, 한번의 오류도 없는 완벽한 지원”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총도감 책임 아래 순례단과 운영지원단으로 구성된다. 지원단은 순례가 안전하고 원활하게 그리고 순례객이 순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운영지원단은 공식적으로 상황실, 행정실을 두고 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지원하는 순례팀(나인성 박창현), 숙영 행사팀(이상종 류승철 임동환), 의무팀(김명숙 김응중 김광기 곽범석 성낙진), 대외협력 의전팀(정웅채 김우진), 기록 통신(석보원 라원준)으로 구성돼 있다.
지원업무는 순례 과정 즉 행선(行禪) 지원 업무와 숙영 업무가 가장 크고 중요하다. 순례 지원은 순례가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역할과 순례 과정 중 일어나는 각종 일을 지원한다. 순례 과정 중 일어나는 일은 도로 교통 통제, 행선 중 휴식, 주민이나 공무원 등과의 예상된, 혹은 예상하지 못한 만남, 통역, 의무 등 다양하다.
운영지원단은 여러 곳에서 파견 혹은 지원형태로 참가한다.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와 총무원 사업부의 도반HC는 각 개인이 연차를 내고 자원했으며, 대승마야투어는 계약관계다. 파견처는 다르지만 한국에서 자비순례, 삼사순례 등 3차례 순례 때 함께 호흡을 맞춰, 한 조직원처럼 손발이 척척 맞는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행선이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낯선 땅 인도의 치안이 불안정한 길을 걷는 것은 보통 위험한 일이 아니다. 경찰 군인이 안전을 지원하지만 주민들 중에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캄캄한 밤 중에 행선이 대부분 진행돼 들끓는 야생개의 습격도 우려된다. 사전에 예측하고 준비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제 때 행렬을 이동시키는 것이 지원단의 가장 큰 업무다.


박기련 지원단장과 윤승헌 상황실장이 행렬 후미와 선두를 각각 맡아 함께 걸으며 상황에 대처한다. 박 단장은 후미에서 뒤에서 오는 차량이나 돌방상황 등을 무전으로 알린다. 선두의 윤승헌 실장은 불상 이운 지원에다 행렬 선두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인지해 전원에게 전파한다.
불상 앞에는 갑자기 진입하는 차량이나 주민 등을 통제하는 인원이 배치돼 있다. 순례단 본진 선두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회주 스님 주변에는 상월결사 사무국의 라원준 씨가 통신을 담당하며 지킨다. 대승마야투어에서 파견한 나인성 운영팀장과 박창현 과장이 순례 과정과 사전 답사 등을 진행한다.
숙영지에서는 숙식이 주 업무다. 텐트 및 식당, 샤워장, 화장실 설치 등이다. 어느 하나라도 차질이 빚어지면 순례단 일정은 심각한 차질을 빚는다. 사실 차질이, 그것도 수도 없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다. 음식 기온 언어 주거환경 도로 사정 등 모든 것이 열악하고, 소통도 원활하지 않는데 삐걱거림 없이 진행되는 것이 비정상이다.
그런데 비정상이 일어났다. 다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놀란다. 순례단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사전에 배포한 책자대로 한치도 어긋남 없이 정확하게 그만큼 걷고, 정확하게 정해진 시간까지 휴식을 취하고 딱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단 한번도 어김없이 지켜졌다.”



이는 지원팀이 꼼꼼하게 챙기고 사전에 준비한 덕분이다. 먼저 수차례 현지 답사를 통해 순례단이 지나갈 길을 점검했다. 몇 km마다 휴식을 취하며 휴식 공간은 어느 정도 넓이여야 하는지 등 수없이 사전에 점검했다. 아무리 사전 답사를 하고 준비한다 해도 인도는 전날 밤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곳이었다. 며칠 전 답사 때도 멀쩡하던 길이 갑자기 도로 공사를 하느라 돌아가야 하는 일도 생겼다. 이같은 돌발 상황도 순례단이 눈치 채지 못하게 정상으로 돌려놓은 것이 지원단이다.
이러한 준비가 가능 한 것은 회주 스님의 지도력 덕분이다. 현지 경찰의 지원은 인도 정부의 협력 덕분이며, 인도 정부를 움직인 것은 한국 대통령실과 외교부다. 회주 스님이 이를 견인했다.
숙영팀은 텐트 설치가 주 업무다. 식당 및 조리실 설치, 화장실과 샤워실 개설 등 100명이 넘는 인원이 반나절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는 것이 숙영팀 업무다. 아무 것도 없는 벌판에 먹고 자고 배설하고 씻는 시설을 갖추고 행렬이 떠나자마자 이를 해체한 다음 다시 다음 행선지로 부리나케 달려가 행렬이 오기 전 설치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순례단 숙영팀은 그 쉽지 않는 일을 40일간 아무도 이상 상황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상종 팀장을 중심으로 중앙기획 시설팀의 유승철, 임동환 씨가 숙영 업무를 맡아 처리한다. 유승철 팀장은 “지역 주민들이 도와준 덕분”이라며 “주민들의 노고에 대해 더 많이 더 소리 높여 칭송해달라”고 부탁했다.





순례 중반까지는 기증받은 텐트가 말썽을 부려 숙영 업무 대부분을 텐트 수리하느라 애를 먹었다. 지원팀 전원 손바닥이 찔리는 등 성할 날이 없었다. 그 상처는 새로운 텐트가 들어와 정상을 찾은 지금까지 상처로 남았다. 정웅채 건학위원회 계장, 김우진(봉은사)씨도 대외의전 업무에다 숙영지에서 일어나는 일을 돕는다.
김명숙 의료팀장은 순례단의 건강을 총책임진다. 김 팀장이 순례 일정 전반을 지키는 가운데 동국대 일산병원 김응중, 곽범석, 성낙진 교수가 10여일씩 지원했다. 김광기 교수가 순례단 환자가 가장 많을 때인 라즈기르 방문 이틀 동안 긴급 투입됐다. 김 팀장은 행렬 후미 앰블런스를 타고 행선 중 환자가 발생하면 앰블런스 안에서 치료한다. 김응중 곽범석 성낙진 교수는 직접 행선하면서 환자 발생 상황을 점검했다. 병이 경미하거나 순례단원이 앰블런스 탑승을 거절하면 휴식 중 간단한 처치를 한다. 숙영지에서는 바빠진다. 발가락 물집, 감기, 습진 등 간단한 처치에서부터 장염으로 인한 탈진이나,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심각한 상황까지 다양한 의료 상황이 벌어진다. 순례 초반에는 환자가 속출하여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스님들은 농담 반진담 반으로 “김 팀장은 의무적으로 쓰러지면 안된다”고 할 정도였다. 다행히 김 팀장은 회향 3일을 앞둔 지금까지 튼튼하다.


동국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석보원 씨는 홍보팀으로 사진 촬영과 기록을 맡고 있다. 순례단원들과 함께 걸으며 사진도 찍어야하는 고된 업무다. 매일 진행하는 회의록 작성도 석 씨의 일이다.
한국불교 역사, 세계 불교사에도 유래를 찾기 힘든 108명에 이르는 대규모 순례가 성공적으로 회향할 수 있는데는 회주 스님의 강력한 지도력과 순례단원들의 금강석 같은 신심과 의지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빈틈없이 움직이는 운영지원단이 있었다.
인도=박부영 선임기자 chisan@ibulgyo.com
사진=박봉영 편집국장 bypark@ibulgyo.com
■ 비공식 지원 2인
김광룡 외교부 과장 · 너빈 붓다투어 대표
김광룡 외교부 재외국민 재난안전지원과장은 순례 중 발생하는 영사 관련 업무, 외교 관계, 재난이나 개인 신상에 관한 이상 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하고 이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의 순례단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이라는 양국의 큰 이벤트가 겹쳐져 외교부 과장이 현장을 동행하는 유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김 과장은 차를 타고 다니며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데도 순례자로서 걷는다. 고관절을 다쳐 약을 복용하며 걷고 있으며, 행선이 끝난 뒤에는 답사에도 동행한다. 단기출가 정신으로 삭발까지 단행해 회주 스님으로부터 큰 칭찬을 받았다.


너빈 붓다투어 대표가 이끄는 인도인들도 지원단에 큰 힘이 된다. 이들은 통역 외에도 음식 조리, 설거지, 숙영지 텐트 설치 및 해체, 전기 수도 설비, 차량 기사 등 순례 전 분야에 걸쳐 움직인다. 너빈 대표는 “기사를 합치면 70명 가량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붓다투어는 인도 불교 성지 전문 여행사로 대표인 너빈 집안은 기원정사에 불교학교를 설립해 운영할 정도로 독실한 불교 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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