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합장하는 이유는 인도와 친구가 되기 위함입니다”
녹야원에서 입재식 마치고 순례 떠난 지 11일 동안 순례
​​​​​​​순례단 부처님께서 목욕한 강가 마을서 만난 주민들과 교감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사르나트 녹야원에서 입재식을 마치고 행선 순례에 나선지 11일이 되는 2월21일, 약 300km를 걸어 인도 주민들의 뜨거운 환대 속에 보드가야에 입성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사르나트 녹야원에서 입재식을 마치고 행선 순례에 나선지 11일이 되는 2월21일, 약 300km를 걸어 보드가야에 들어왔다. 이곳은 바로 부처님께서 성도한 성지다.

6년간의 수도로 죽음 직전에 이른 싯다르타는 나이란자나 강변에서 수자타의 공양으로 원기를 회복, 전정각산에 올랐다가 ‘그림자를 남기고’ 우루벨라 마을로 옮겨 핍팔라수 밑에 자리 잡았다. 솟티야라는 남자가 준 부드럽고 연한 풀을 방석 삼아 선정에 들었다. 마왕·마군의 방해를 물리치고 새벽별이 뜰 무렵 연기(緣起)의 지혜를 얻었다. 마침내 윤회를 벗어나 “마음은 생성을 떠났고, 나는 갈애(渴愛)의 멸진(滅盡)에 도달했다”고 노래했다. 싯다르타는 마침내 부처님이 됐다.

아쇼카 대왕이 기원전 254년 부처님 성도처에 대보리사를 세웠다. 솟티야가 준 길상초 자리에 금강보좌를 새겼다. 52m 높이의 직선 피라미드형 9층 건물 마하보디사원(大菩提寺) 안에는 부처님이 마군을 물리치는 항마촉진인 불상이 놓여 있다. 보리수는 부처님 당시 보리수의 손자뻘이다. 아쇼카 왕의 딸 상가밋타 비구니가 2500년 전 오빠 마힌다 비구를 따라 스리랑카 전도를 떠날 때 가져다 심은 보드가야 보리수 직계 후손이다. 성도 후 연못가에서 선정에 든 부처님을 용이 보호하는 형상을 모신 무찰린다 연못 등 대보리사는 불교 최고 최대성지다.불법승 삼보 중 불(佛)의 탄생지이자 출발지이니 전 세계 불자들의 기도와 참배가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운집하는 만큼 과격분자의 테러에 노출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10시 무렵 보드가야 시내로 들어온 순례단은 대보리사 2km 앞에서 한국에서 온 스님과 불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성지로 향했다. 악대가 길을 내고 가사를 수한 스님들이 100m가량 안행(雁行)으로 뒤를 잇고, 한국에서 온 스님과 불자들이 따르는 순례단 행렬은 보드가야를 찾은 세계 불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보드가야 입구에서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다시 불상을 이운했다. 늘 표정과 행선이 일정했던 스님도 보드가야에서는 상기된 듯했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다. 수 없이 참배한 성지이지만 이번은 달랐다. 발이 부르트고 발가락이 짓물러 제대로 걸을 수 없는데도 300km를 인내한 것은 부처님 성도지를 찾기 위해서였다. 보드가야를 이토록 애타게 그리워하고 손꼽은 적이 있었던가? 한 줄로 늘어서서 꽃을 뿌리고 “스님 장하십니다”라고 외치는 한국불자들을 보며 울컥 눈시울을 붉힌 것은 보드가야를 향한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였다.

마하보디 사원에서 108배 하는 순례단

마하보디사원 부처님을 친견한 뒤 보리수 아래서 이날 행선을 회향했다. 부처님께서 죽음의 고행을 거쳐 성도하시어 인류에게 희망을 주신 그 은혜와 탈 없이 보드가야에 이른 부처님의 가피에 감사하며 108배를 했다. 사원을 나온 순례단은 절에서 500m가량 떨어진 한국 사찰 분황사를 참배하고 점심 공양을 했다.

한편, 전날 숙영지 카파시야에서는 1000여 명의 주민이 동참한 가운데 저녁 예불이 봉행됐다. 앞서 엄어와에 이어 이날도 저녁예불에 주민들과 함께 했다. <금강경> 독송, 108배 등 불교의식은 인도말로 그대로 전해졌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이날도 주민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며 불교와 순례를 하는 이유 등에 대해 설명했다.

스님은 이렇게 인사했다. “우리가 합장하는 이유는 우리 수행하는 대중과 여러분들이 서로 교감하기 위해서입니다. 작게는 이 자리에서 교감이지만 크게는 한국과 인도 간에 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합장합니다. 여러분과 우리는 친구입니다.” 스님의 인사에 박수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이에 화답하듯 스님은 인사가 이어졌다.  “부처님의 나라, 진리의 땅, 부처님 후손들에게 대한민국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이 마을은 부처님께서 많은 설법을 하신 곳이며 저 강에서 목욕하셨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매우 뜻깊은 지역입니다. 부처님은 위대한 성인이십니다. 여러분들의 조상님이신 부처님께서는 성인 중의 성인, 왕 중의 왕이십니다. 여러분들에게는 부처님의 피가 흐릅니다. 함께 예불한 지극한 인연으로 이곳에서 세계적 종교지도자, 정치 지도자가 많이 나오기를 기원하며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주민들은 크게 환호하며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순례단이 가는 곳마다, 수많은 인연이 쌓이고 있다.

한편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건학위원장 돈관스님은 상월결사 순례단을 위해 컵라면 대중공양을 준비해와 대중으로부터환호를 받았다. 순례단을 위해 한국에서 컵라면 150개를 공수해 온 스님은 이른 새벽 행선을 마친 순례 대중에게 일일이컵라면을 나눠주며 지친 순례단을 응원했다. 

마하보디 사원에서 108배를 하고 있다
21일 13일차 아침 행선. 보드가야로 향하는 중이다
한국에서 온 불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보드가야 입성
감격에 겨운 한국불자가 순례단을 환영하는 모습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마하보디사에서 불상을 이운하며 대중에게 꽃비를 뿌리고 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마하보디사에서 불상을 이운하며 대중에게 꽃비를 뿌리고 있다.

 

마하보디 사원 법당 부처님 전에 한국에서 이운한 불상을 모시는 모습.
죽비 치는 순례단장 원명스님
순례단 어른스님들이 합장하고 있다.
회향 축원
순례단 우바이 우바새
교구 본사 주지스님들도 마하보디 사원 13일차 회향법회에 참석했다.
환희로 순례단을 맞이하는 인도 학생들.
순례를 마치고 열린 여법한 시간.
재가 불자들도 함께 했다.
분황사를 찾은 상월결사 인도순례 대중
분황사를 찾은 상월결사 인도순례 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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