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못한 값진 공부…전법에 앞장설 것”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사부대중이 함께 부처님 성지를 도보로 걷는 불교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작불사이다. 1조와 2,3,4조를 이루는 비구 스님들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불교 중흥에 대한 남다른 원력을 내비쳤다. 부처님께서 깨달음 이후 중생구제로 끝없는 몸부림을 치셨 듯, 그 삶과 가르침을 한국불교 사부대중이 다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전법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1조 비구 스님
1조는 조원이 가장 많고 어른 스님들이 모여 있다. 회주 자승스님을 비롯해 총도감 호산스님, 세납이 가장 많은 전 호계원장 무상스님, 포교원장 범해스님, 동명스님 등이 모두 1조다. 인터뷰에 참여한 스님들은 수행 생활 동안 경험하지 못한 공부를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조장 소임은 시봉이라 생각한다는 오심스님(중앙종회 총무분과위원장)은 “회주 스님을 모시고 와 한 발 한 발이 즐겁고 기쁘다”며 “상월결사 구호대로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면 한국불교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피력했다. 동명스님(서울 전등사)은 “더운 인도에서 1200km을 걸을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대중들과 부처님 길을 걷다보니 날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범해스님(조계종 포교원장)은 “상월선원 일원으로 인도 순례까지 줄곧 함께 하고 있다”며 “순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불교를 어떻게 하면 중흥할 것인가 원력을 갖고 걷는다”고 밝혔다.
무상스님(전 호계원장)은 “이제까지 강원 승가대 선방 다 다녔지만 이번 만행은 어디도 비교할 수 없다”며 “정말 이것이 포교고 이것이 공부”라고 말했다. 회주 자승스님 시자 소임을 맡은 연공스님(화엄사 금정암)과 인산스님(수좌)은 어른 스님을 잘 모시고,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부처님 당시도 인도인들의 삶은 지금처럼 척박했을 것”이라고 밝힌 심우스님(중앙종회의원)은 “가여운 중생들에게 인연을 지어주신 부처님 대자대비를 뜨겁게 느꼈다”고 말했다. 선광스님(중앙종회의원)도 “부처님 전법의 길을 수행공동체로 참석해 뜻깊다”며 “인도 사람들이 성지를 많이 찾는 것을 보고 부처님 가르침이 다시 일어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종호스님(상주 남장사 주지)은 “부처님께서 태어난 곳에서 불교는 사라지고 유적으로만 남아 이 가르침을 어떻게 전하고 홍포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조 비구 스님
국내 순례 동참자로 이뤄진 2조 스님들은 한국불교를 걱정하며 수행자다운 성찰과 해법을 내놓았다. 조장 설도스님(중앙종회의원)은 “부처님께서 왜 인도에서 태어나 부처의 길을 가시고 열반에 드셨는지 100분의1이라도 느낌을 받아 감격스럽다”며 “나부터 수행자의 생각으로 살아야겠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밝혔다. 원명스님(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은 “부처님께서 깨달음 이후 중생구제로 끝없는 몸부림을 치셨듯이, 그 삶과 가르침을 사부대중이 다 함께 생활불교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성스님(서울 문수사 주지)은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외양간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며 부처님 당시는 이보다 더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노력하셨는데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오스님(진주 두방사 주지)은 “인도에 오니 고향 같은 느낌이고 순간순간이 환희롭다”며 “불상 이운을 많이 했고 제 인생 일대사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고 있는 진오스님(구미 마하붓다사 주지)은 “한국에서 순례하며 열심히 사는 분들을 알게 돼 좋았고 좋은 도반과 다시 걸을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다”고 말했다. 혜장스님(토굴 수행)은 “실천가인 회주 스님 모습이 좋아서 열심히 따라다녔다”며 “인도에 와 내가 잘 살아왔는지 스스로와 많이 대화했다”고 말했다. 부처님께서 45년간 설법하신 의미를 찾고자 참가했다는 항명스님(안산 쌍계사 주지)은 “한국불교에 도움 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대우스님(한국불교문화사업단 문화사업국장)은 “회주 스님은 조계종 스님들이 역할에 충실하지 않아 한국불교 위기가 왔다고 했다”며 “이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부끄럽지 않은 수행자가 되기 위해 걷고 있다”고 했다. 영일스님(광주 정광고 교법사)은 “부처님 기운과 체취를 채득해 돌아간다면 교법사 소임을 매진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순례 동안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하원스님(영월 망경산사)은 “현지인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지나간 자리를 청정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3조 비구 스님
3조 스님들은 수행에 매진하며 나누고 베푸는 자비행에 대한 원력을 세우고 부처님 가르침을 더 공부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조장 법원스님(중앙종회 부의장) “인도인들의 환대는 이번 성지 순례 최대 성과”라며 “이는 인도 고유 문화로 도보 순례로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라고 밝혔다. 출가 후 버킷리스트가 인도 순례였다는 밀엄스님(월정사)은 “도보순례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로 도보순례를 떠올리며 죽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법정스님(포교원 포교국장)은 “내년이면 출가 25년차인데, 순례를 통해 신심이 충만해졌고 초기경전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불스님(전등사)은 “부처님처럼 길에서 먹고 자는 내용이 좋아 참가했다”며 “오염된 강물을 보고 손도 못 담궜던 내 모습을 보며 분별심을 못 버렸다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덕현스님(석왕사 주지)은 “종교를 믿는 사람이 줄어드는데 수행자들의 책임이 무겁다고 본다”며 “한국불교가 쇠락하지 않도록 열심히 전법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상월결사 순례는 평등 정신의 실현이라는 선지스님(영천 죽림사)은 “법납, 세납이 많은 분들도 똑같이 걷고 먹고 자며 재가불자들도 함께 한다”며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재가불자들을 더 잘 챙겨야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허허스님(범어사 말사 성조암)은 “인도 주민들 생활을 보니 ‘과연 동시대를 살아가는 중생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이를 보면서 죽는 날까지 베푸는 수행자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말했다. 현해스님(보광사 대중)은 “불법을 융성케 하려면 수행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 세계인들이 수행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인연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제민스님(강화 적석사 주지)은 “오직 내가 해야 할 일은 부처님 제자로서 가르침을 널리 홍포하는 일 밖에 없다”며 “불교 중흥을 마음에 두고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한 발 두 발 걸었다”고 했다.

4조 비구 스님
4조 스님들은 부처님 나라 인도를 도보로 순례하게 돼 영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장 설암스님(강릉 용연사 주지)은 “이번 순례를 통해 한국불교 중흥을 이루고 전쟁, 기아 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제정스님(중앙종회의원)은 “대중과 함께하는 순례가 회주 스님 덕분에 마련됐다”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탄묵스님(안성 운수암)은 “함께 걷는 스님들에게 감사하고 부처님이 위대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탄무스님(관악사 주지)은 “인도에서 부처님 길을 걷고 싶었는데 회주 스님 덕분에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탄호스님(논산 관촉사 주지)은 “부처님께서도 지금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전법했을 것”이라며 “모든 이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도림스님(중앙종회의원)은 “부처님 법향이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상상돼 내내 가슴 벅차다”고 밝혔다.
탄하스님(의성 정수사)은 “몸이 굉장히 아팠다”며 “의료진이 앰뷸런스 탑승을 요청했지만 견디면서 몸과 마음을 챙겨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보월스님(상주 용담사 주지)은 “부처님 나라 인도에 도보로 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원력을 낸 적이 있는데 성취돼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탄학스님(청도 적천사 주지)은 “이번 순례에서 부처님이 ‘자등명 법등명’ 말씀하신 뜻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종스님(강릉 등명낙가사 총무)은 “부처님을 한국 상월선원에 모신다 하니 다시 찾아뵐 때 당시 기억이 떠오를 듯하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760호/2023년3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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