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인도순례 연속보도
② 순례단, 어떤 길을 걷나


다섯 비구에 첫 설법한 곳이자
‘전도선언’ 바라나시도 가까워
​​​​​​​부처님의 길 좇는 시작점 ‘최적’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출발은 사르나트, 녹야원이다. 사진은 부처님이 다섯 수행자에게 처음으로 불법을 전한, 초전법륜을 기념해 아쇼카왕이 녹야원에 세웠다는 다메트탑.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출발은 사르나트, 녹야원이다. 사진은 부처님이 다섯 수행자에게 처음으로 불법을 전한, 초전법륜을 기념해 아쇼카왕이 녹야원에 세웠다는 다메트탑.

총 길이 1167km를 걷는 43일간의 대장정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부처님의 발자취를 좇는다. 부처님이 45년 동안 걸었던 모든 길을 좇을 수는 없지만, 이번 인도순례는 불교사에 있어 상징적인 장소, 이른바 불교의 성지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곳이 어디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본다.

인도순례단이 첫걸음을 내딛는 곳은 사르나트 녹야원이다. 부처님이 탄생하신 룸비니가 시작은 아니지만, 녹야원은 순례단에 있어 더욱 의미가 있는 장소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처음으로 설법한 곳이기 때문이다. 보리수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은 이내 고민에 빠진다. 당신이 깨달은 진리를 과연 세상 사람들이 알아듣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결국 불법(佛法)을 전파하겠다고 마음먹고 처음으로 다섯 명의 수행자에게 가르침을 펼쳤으니, 이곳이 처음으로 법의 수레바퀴를 굴린 초전법륜지(初轉法輪地) 녹야원이다. 게다가 녹야원에서 가까운 바라나시는 부처님의 ‘전도선언’이 주창된 곳이니, 부처님이 법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전법의 길을 선언한 곳이므로 인도순례단의 시작점으로 적확한 지점이다.

이처럼 역사적이고 의미 있는 장소에서 순례를 시작한 한국의 불자들은 부처님 전법의 의미를 새기고 또 새기며 매일 25km씩 길을 걸어 13일차인 2월15일 부다가야에 도착한다. 부다가야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성도지(成道地)다. 이곳에서 순례단은 부처님 성도의 상징인 마하보디 대탑을 참배하고, 6년 고행을 마친 부처님에게 우유죽을 공양한 수자타의 마을도 찾는다. 부처님은 우유죽 공양을 받고 부다가야에서 정진해 깨달음을 얻었다. 특히 부다가야는 종단에서 건립한 첫 인도 사찰인 분황사가 자리하고 있어 더욱 반갑다. 인도순례단은 부다가야 마하보디 대탑에서 기도법회를 거행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세상의 평화를 기원할 예정이다.

다시 길을 내선 순례단이 도달하는 성지는 ‘라지기르’다. 2월25일, 순례 17일차에 도착하는 이곳은 불교가 뿌리내린 포교의 땅으로 일컬어진다. ‘왕사성’이라는 옛 명칭으로 친숙한 라지기르는 부처님이 <묘법연화경>을 설하신 영축산이 있는 곳이다. 또 최초의 불교사원인 죽림정사가 세워진 장소이기도 하다. 한국의 불자들은 영축산에서 기도법회를 거행하게 된다. 빔비사라 왕의 아들 아자트사투르 왕의 스투파와 죽림정사를 순례하고 다시 길을 떠나는 순례단은 26일 나란다대학 터에 도착한다. 5세기에 세워진 나란다 대학은 1만명 학생이 수학하며 최고의 석학을 길러낸 세계 최대의 불교대학이었다. 이곳까지의 여정이 무척 길어 보이지만 18일간 총 400km, 전체 여정의 3분의 1 정도만 소화했을 뿐이다.

500km를 돌파한 시점인 21일차에 맞이하는 성지는 바이샬리다. 최초의 비구니 승가가 생성된 장소이자, 부처님이 마지막으로 안거를 했던 곳이다. 부처님 입멸 후 제2차 결집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바이샬리에 도착한 순례단은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근본사리탑 터와 또 다른 불교사원인 대림정사 터를 참배하게 된다. 순례를 이어간 불자들이 200km를 걷고 또 걸어 드디어 부처님의 열반지 쿠시나가르에 이른다. 일주일 만에 돌파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이곳에서 순례단은 세 번째 기도법회를 봉행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 새긴다.

34일차, 순례단은 인도에서 네팔로 넘어간다. 800km를 걸어간 순례단은 부처님이 태어난 룸비니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에서 네 번째 기도법회를 거행한 한국 불자들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인도로 건너와 카필라바스투를 만난다. 카필라바스투는 부처님이 고타마 싯달타라는 왕자로서 지냈던 카필라성을 이른다. 부처님의 생애를 그린 팔상도 중 ‘사문유관’, ‘유성출가’가 이뤄진 곳으로 인간 고타마가 붓다가 되는 계기를 만든 장소다.

이윽고 인도순례는 마지막 장소인 쉬라바스티로 향한다. 수닷타 장자가 부처님이 머무를 사원을 조성하고자 사원터에 금을 모두 채워 사들여 건립했다는 ‘기원정사’로 유명한 장소다. 부처님이 가장 오랜 기간 머물며 많은 경전을 탄생하게 했던 포교의 성지다. 순례단은 기원정사에서 인도순례의 회향을 고한다. 부처님이 가장 오랫동안 불법을 펼친 장소에서 불자들은 ‘첫째도 포교, 둘째도 포교, 셋째도 포교하자’는 원력을 다짐하고 또 다짐하게 된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인도순례에 대해 “거대한 순례길을 통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희망과 신심, 원력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순례단 스스로도 일생일대의 수행 계기로 삼아 앞으로 더 열심히 수행 정진하는 기회로 만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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