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오찬회서 입장 밝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재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지난 6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해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관스님은 “국민들의 여론을 존중해서 쇠고기 수입에 대해 재협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총무원 관계자는 밝혔다. 또 경부대운하 사업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쇠고기) 재협상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국제협정 관례상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고 전해졌다. 지관스님은 “그것은 대통령과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총무원 관계자는 말했다.

이날 청와대 오찬은 ‘쇠고기 파동’으로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해법을 구한다는 목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각계 원로들을 접촉하는 첫 번째 자리였다. 청와대는 이날 불교계를 시작으로, 7일에는 개신교계 원로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정진석 추기경 등 가톨릭계 원로들과도 잇따라 만날 계획이다. (6일 현재)

이날 오찬에는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자승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등이 자리했다.

영남지역 9개 교구본사도 대운하반대 ‘천명’

사찰과 불교신행단체도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 운하건설 저지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조계종 영남지역 9개 교구본사는 오는 12일 오후3시 양산 통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운하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현재 낙동강 운하 조기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영남권역 지방자치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교구본사는 김천 직지사, 대구 동화사, 영천 은해사, 경주 불국사, 합천 해인사, 하동 쌍계사, 부산 범어사, 양산 통도사, 의성 고운사 등이다.

이들 9개 교구본사 주지스님과 불자들은 “운하는 생명을 파괴하고 지역주민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개발지상주의 사업”임을 지적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운하백지화를 요구할 예정이다.

또 생명의강 지키기 불교행동은 오는 10일 오후6시 조계사에서 ‘6.10 21주년 기념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및 운화백지화 촉구 법회’를 열고 운하반대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인다. 이들은 또 각 사찰과 참여단체 건물에 운하반대 현수막을 설치하고, 스티커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5월2일 시작해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단체도 늘고 있다. 조계종 종무원조합 원우회(위원장 장영욱) 회원 30여 명은 지난 5일 서울 덕수궁 앞에서 열린 촛불시위에 참여했다.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김정현)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대불련은 지난 2일 시위 진압 과정에서 나타난 경찰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쇠고기 재협상으로 시작된 시위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총체적인 반발로 이어지고 있음을 정권은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가 폭력진압을 중단하고 하루 빨리 재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스님과 김포지회 대표 지관스님이 촛불집회에 참석해 운하백지화와 쇠고기 고시철회를 주장했다.

김하영 어현경 엄태규 기자

[불교신문 2433호/ 6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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