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욕과 하심 본받아야 진정한 추모"

사진설명 : 지난 15일 도선사에서 열린 청담대종사 열반 36주기 추모대법회에서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법어하고 있다.
조계종 전 종정 청담대종사(1902~ 1971) 열반 36주기 추모대법회가 지난 15일 서울 도선사 호국참회원에서 봉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비롯해 이날 법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사부대중은 청담스님이 주도한 봉암사 결사의 정신을 본받아 청정수행 풍토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뜻으로 다짐했다. 신정아 사건 등 최근 불교계의 위상을 흔드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따른 상황이어서 정법 수호에 일생을 바친 스님의 추모법회는 더욱 의미가 컸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대 종정을 지낸 청담스님은 성철.자운스님 등과 1947년 봉암사 결사를 조직, 왜색불교를 척결하고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데 이바지했다. 이후 불교정화운동에 앞장서 오늘날 수행종단 조계종의 위상을 세우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아울러 도선사를 서울 북부의 대표사찰로 중창했으며 불교의 핵심을 담은 ‘마음’ 법문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감화했다.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추모법어에서 봉암사에서 청담스님과 함께 정진하던 시절을 회고하며 “스님은 검소와 절약으로 일관하면서도 남을 위해서 베푸는 데는 전혀 인색하지 않았던 분”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가난했지만 치열했던 그 시절이 그립다”면서 “단순히 영정 앞에서 절을 하는 것을 넘어 스님의 한결같던 인욕(忍辱)과 하심(下心)을 배워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일이 진정한 추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종회 의장 자승스님은 추모사에서 “청담스님은 철저한 수행으로 근현대 불교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수좌이자 정화의 기치를 높이 든 행동가였다”며 “스님의 원력과 헌신 덕분에 한국불교가 불조혜명이 비치는 청정승가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기렸다. 이에 앞서 도선사 주지 혜자스님(불교신문 사장)은 봉행사에서 “종단재건의 터전을 마련하고 나아가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청담스님의 대원력을 기리기 위해 앞으로도 도량정비 불사와 신도교육에 힘써 문화도량으로서의 면모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불교신문 2378호/ 11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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