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 특별인터뷰]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스님
조계종과 상월결사가 2월9일부터 3월23일까지 43일간 진행한 1167km의 대장정,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원만 회향했다. 3월23일 서울 조계사에서 거행된 회향식에서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우리가 그동안 인사하면서 ‘성불합시다’라고 했지만, 앞으로 우리의 인사는 ‘부처님 법 전합시다’ ‘전법합시다’로 하자”며 “지장보살처럼 우리도 성불을 다음생으로 미루고 금생에는 부처님 법을 전하자”고 말했다. 종단과 상월결사에 인도순례에 나선 의미와 한국불교의 미래 방향을 함축한 말씀이다. 회주 스님과 함께 43일의 인도순례를 앞장서 이끈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에게 인도순례에 대한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었다. 특히 호산스님은 순례 초기 질병으로 인해 위기에 처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개인적 고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소임에 최선 다해
“회주 스님 등 순례 대중
따뜻한 배려와 격려 덕분”
총무원장 스님 특별히 감사
“정성 다한 지원으로 성공”
인도 붓다로드 바람 잇고
‘전법합시다’ 실천행 매진
“한국불교 중흥과 모든 불자
결사 되도록 최선 다할 터”
상월결사 총도감이자 총무원 총무부장 호산스님은 종단과 상월결사 양쪽에서 모두 중책을 맡고 있어 책임감이 무겁다. 37대 총무원이 출범한 이후 종단의 대소사는 물론, 인도순례도 추진하다보니 불철주야 쉴 틈이 없었다. 종단의 주요 종책이자 사업인 인도순례에 총무부장으로서 종단을 대표해 참석할 수 있었던 점은 다행이었지만, 제대로 된 쉼이 부족했던 몸은 결국 탈을 일으키고 말았다. 인도순례 9일차에 무너진 스님은 스스로 “일생에서 가장 큰 고비가 찾아왔다”고 할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스님은 육체보다 정신적인 충격이 더 컸다고 회고했다. “소임자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회주 스님을 비롯한 순례 대중의 격려와 배려, 스님 스스로의 원력과 의지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 부처님 성도지 보드가야를 시작으로, 라지기르의 영축산, 바이샬리의 대림정사 터에서 스님은 몸을 다시 일으켰다. 대림정사 터에서 거행된 천도재에서 <금강경>을 독경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천도재에서 스님의 독경소리를 들은 순례 대중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목소리가 살아났다.” 바이샬리부터 호산스님은 합장하며 걸었다.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목욕하신 카쿠타 강에서 아침 공양을 하는데 꽃비가 내렸다. 그때부터 합장하고 걸었는데,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밀어 올리는 것 같았다. 분명했다. ‘가피’였다. 원력을 세우고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호산스님은 개인적인 고난을 극복하고 43일의 대장정을 원만하게 회향할 수 있었다. 스님은 원만회향의 공로를 다른 이들에게 돌렸다. “인도순례가 사고 없이 원만하게 회향하는 것이 총도감 소임자로서 발원이자 목적이었다. 배탈 장염 허리 다리 등 모든 고통을 이겨내고 무사히 회향한 순례 대중에게 감사를 드린다. 모든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때로는 질책하고 때로는 격려와 배려로 이끈 분이 회주 스님이다. 대중의 원력과 의지, 지도자의 탁월한 지도와 인도 덕분에 낙오 없이 모든 대중이 회향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금생에 하나밖에 없는 순례에 동참하게 돼 개인적으로 감동이고 가슴이 벅차다.”
호산스님이 가장 힘주어 감사를 표한 분이 있다. 바로 총무원장 진우스님이다. “인도순례 회향식을 완벽하게 준비해주신 총무원장 스님의 정성에 감동 받았습니다. 총무원장 스님의 지원과 배려가 없었으면 순례는 결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호산스님에게 인도순례 회향은 회향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인도순례에서 뿌린 씨앗을 잘 키우고 영양분을 공급해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하는 중책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것이 바로 ‘전법’이다. ‘포교’이며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불교’다. “회주 스님이 조계사 회향식에서 방향을 제시했다. ‘전법합시다.’ 이 말씀이 상월결사의 미래와 나아갈 방향이자 한국불교 중흥의 길이다.” 이제는 실천행이 중요하다. 총무원 총무부장이자 상월결사 총도감으로서 호산스님은 어떤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까. 상월결사는 이미 방향을 정했다. 사단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청년 포교, 특히 대학생 포교 활성화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먼저 대학생 불자 배가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인도순례는 인도 불교를 다시 꽃피우기 위한 씨앗을 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인도 불자 500여명이 상월결사를 벤치마킹해 현재도 불교성지순례를 진행하고 있고, 순례단 숙영지에 최대 3000명의 현지 주민들이 찾아와 함께 어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다. “인도순례단이 걸어간 ‘붓다로드’의 바람과 불교의 씨앗을 어떻게 이어가고 일으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세계 속에 한국불교를 알리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 중대한 불사는 종단과 상월결사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이른바 ‘포스트 인도순례’ 구상은 5월 초로 예정된 인도순례단 해단식 전후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산스님은 43일 순례를 같이한 ‘상월부처님’에 대한 사부대중의 관심도 부탁했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와 서울 봉은사에 모시게 되는 상월부처님을 친견하기를 바란다. 이미 순례단은 부처님을 통해 신심을 증장하고 영험을 체험했다. 우리 불자들도 상월부처님을 친견하면서 순례단과 같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한국불교 중흥의 길에 함께할 불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인도순례는 회주 스님을 필두로 순례 대중의 숭고한 정신이 발휘돼 원만 회향했지만, 신문 방송 등이 매일 전하는 소식을 보면서 한국에서 같이 걷고 절하며 응원해준 국민과 불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 인도순례가 순례단만의 불사나 만행결사가 아닌, 모든 불자의 불사이자 결사가 될 수 있도록 우리도 우리 불자들도 최선을 다하기를 부탁드린다. 전법이 희망이다.”
박부영 선임기자 chisan@ibulgyo.com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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