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풀어보는 상월결사 인도순례
‘불교는 길의 종교’ 부처님 발자취
한국불자 좇으며 불교중흥 서원
43일간 1167km 걷는 대장정,
매일 새벽 3시 출발, 25km 이동
108명 순례단, 세계평화 기원도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맞아
양국 정부 관심 지대한 국제행사
뱀, 안개, 차량사고 우려 있지만
안전 건강 원만 회향 최우선 만전
“청년불자 양성 기회 되길 발원”

불기 2567년 계묘년 벽두를 장식할 가장 큰 이슈로 ‘상월결사 인도순례’가 꼽힌다. 2월9일부터 3월23일까지 43일 동안 진행되는 인도순례는 108명의 한국 불자들이 총 1167km에 이르는 거리를 걷게 된다. 그냥 걷기순례가 아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좇아, 태어나고 깨닫고 전법을 처음 펼치고 널리 불법을 홍포하다가 열반에 드신 곳, 성지를 따른다. 부처님이 걸으신 길을 2600년 후에 한국 불자들이 오롯하게 걷는 것이다. ‘부처님과 함께 걷다’라는 부제가 인도순례의 목적을 설명한다고 하겠다. 인도순례를 불과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에서 불자들이 궁금할 만한 점을 모아 질문과 대답이라는 형식을 빌려 풀어본다.
Q : 인도순례는 왜 떠나는가?
A : 불교는 길의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의 홍포는 길 위에서 시작해 길에서 길로 이어졌다. 부처님은 단 한 사람이라도 가르침을 펴기 위해, 그래서 이익과 안락을 주기 위해 45년간 길을 걸었다. 이제 불멸(佛滅) 후 2600년이 지나 한국의 스님과 불자 108명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좇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인도순례는 이미 3년 전부터 계획됐다. 2019년 ‘아홉 스님’의 3개월간의 처절한 무문관 수행이 펼쳐진 위례 상월선원에서 기초를 닦았다. 총도감 호산스님은 인도순례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동안거 해제 무렵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과 필담을 나누며 수행을 해야만 불교가 중흥되고 화합과 평화도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안거 천막결사 정진원력을 이어서 이번 겨울에는 사부대중이 함께 걸으며 불교성지를 참배하고 정진하는 만행결사를 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2020년 11월 출발하기로 했던 인도 만행결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3년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가만히 기다리진 않았다. 2020년 국난극복 자비순례,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 2022년 평화방생순례로 그 뜻을 모으고 이어갔다. 3년을 기다린 인도순례는 의미가 더욱 중요해졌다. 조계종 차원에서 순례를 주최하는 데다, 올해가 한국과 인도가 수교를 맺은 지 50년이 되기 때문이다. 양국 정부는 인도순례를 수교 50년을 상징하는 행사로 여기고 관심과 지원에 적극적이다. 이제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세계적인 위상을 갖춘 행사가 된 것이다. 43일 동안 이어지는 순례의 총 거리는 1167km, 무려 3000리에 해당하는 대장정이자, 매일 새벽 2시 기상해 3시 출발, 25km씩 도보로 이동하는 강행군이다. 천막결사에 이어 인도순례를 제안한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상월결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포교와 전법”이라며 “인도순례를 통해 부처님과 가까운 인연을 맺는 기회로 삼아 한국불교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Q : 인도순례단은 어느 곳을 가는가?
A : ‘부처님과 함께 걷는’ 인도순례단은 인도에 존재하는 불교성지 중 7곳, 7대 성지를 오직 걸어서 돌아보게 된다. 인도순례단이 첫걸음을 내딛는 곳은 사르나트 녹야원이다. 처음으로 법의 수레바퀴를 굴린 초전법륜지(初轉法輪地)다. 인도순례의 입재식이 열리는 장소다. 두 번째 성지로 보드가야,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성도지(成道地)에 도달한다. 다음 성지는 라지기르. 부처님이 <묘법연화경>을 설하신 영축산이 있는 곳이자, 최초의 불교사원인 죽림정사가 세워진 장소다. 세계 최대의 불교대학이었던 나란다대학 터도 간다.
다음 성지인 바이샬리는 최초의 비구니 승가가 생성된 장소이자, 부처님이 마지막으로 안거를 했던 곳이다. 부처님의 열반지 쿠시나가르를 거쳐 부처님이 태어나신 네팔 룸비니로 향한다. 이윽고 인도순례는 마지막으로 쉬라바스티에 도착한다. 수닷타 장자의 ‘기원정사’로 유명한 장소다. 이곳에서 43일 1167km의 행선을 마친 순례단은 회향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Q : 인도순례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A : 안전에 대한 우려는 분명 있다. 지난 12월 상월결사와 조계종 총무원이 공동으로 현지 답사한 결과, 무질서한 차량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공지했다. 순례단이 다니는 길에는 들개와 뱀 등 야생동물의 위협이 있을 수 있다. 길에 널린 각종 오물로 인한 피해(?)도 알렸다. 배탈, 장염 등 건강상의 문제도 분명 발생할 수 있다. 매일 오전 3시에 출발하는 일정에서 눈앞을 가리는 새벽안개 문제도 순례단의 안전을 위협하는 자연현상이다.
다행히 답사단의 노력으로 29일이나 되는 야영 중 대부분을 학교나 사원, 공공시설물을 숙영지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변변한 시설물이 없는 경우에도 숙영지 주변에 울타리를 단단하게 쳐서 순례단의 안전을 보장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과 인도 양국 정부의 관심이 지대해 안전과 건강에 더욱 만전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답사단의 위험에 대한 보고에도 불구하고 순례 참석대중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마음을 단단히 하고 개인 안전과 위생에 스스로 신경 쓰고 순례단의 통솔을 믿고 따르면 된다고 여긴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답사단 출국에 앞서 “인도순례에서 참가자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완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순례단의 안전과 건강을 담보할 수 있도록 답사단이 최선을 다해 살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Q : 일반 불자들도 인도순례에 동참할 수 있나?
A : 인도순례를 함께가고 싶다는 문의가 많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고 일반 여행이 아닌 걷기순례에다가 노숙하는 날이 많은 관계로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월결사는 일반 불자들도 참석하는 길을 열었다. 순례단은 전체 일정 중 입재 및 회향을 비롯해 보드가야 등 불교 성지에 도착하는 일정에 기원법회를 거행한다.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법회에는 불자들의 동참이 가능하다. 최근까지 불교신문사 등에서 법회에 동참하는 성지순례객을 모집했다. 여기에 동참한 불자들은 인도순례단과 함께 부처님 성지에서 법회를 함께할 수 있다.

인도순례를 앞두고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은 “3년 동안의 준비를 거쳐 드디어 인도순례를 떠난다”며 “종단 차원에서 거행되는 만행결사라는 의미 있는 불사이므로 이를 계기로 불교 중흥의 기틀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호산스님은 “인도순례가 종단과 상월결사의 포교에 대한 원력을 꽃피워 청년불자 양성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그보다 먼저 상월결사 시즌2의 시작을 알리는 인도순례의 원만 회향이라는 목표를 최우선에 두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 제3749호 / 2023년 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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