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차 한중일대회…삼국 불교도 인류행복·세계평화 염원

고대 한중 불교교류의 거점지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이 곳에서 한중일 불교도들이 천년을 이어온 법맥을 계승하고 동북아 불교교류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 한중일 세 나라 불교도 400여 명은 12일 닝보  쉐더우사(雪竇寺) 용화광장에서 제19회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 세계평화기원법회를 열고 불교의 평화정신을 널리 전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중국 5대10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설두사는 선종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 운문종 4조로 ‘선(禪)계의 두보’로 불렸던 설두중현(980~1052)스님이 주석했던 도량이기 때문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훗날 원오극근스님이 쓴 <벽암록>의 모본이 되는 <송고백칙>을 완성했다. 스님은 선가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공안을 정리해 문서화함으로써 공안선을 탄생시켰다. 설두선사의 공안선은 이후 간화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처럼 한국불교와도 인연이 깊은 역사적인 장소에서 법회가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날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지도자 스님들은 장엄한 불교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선 중국 스님들의 합장 인사를 받으며 법회 장소로 이동했다. 법회가 열린 경내 광장 중앙에는 대형 삼국 국기가 내걸려 스님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한중일 불교계의 황금유대를 확인하고 세계평화를 기원한 이날 법회는 중국, 한국, 일본의 순으로 3국 전통 불교의식으로 진행됐다. 삼국 불교도들의 독경이 경내에 가득 퍼지자 1000여 명의 불자들도 세계평화와 인류 행복을 한마음으로 발원했다.  

이날 종단협 회장 자승스님은 삼국 불교도들을 대표해 낭독한 평화기원문을 통해 불제자로서 불은에 보답하고 정토를 이뤄갈 수 있도록 함께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종단협 회장 자승스님은 “현시대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자기 나라 이익을 우선하려는 경향에 따라 지역정세에 긴장이 더해지고, 세계 곳곳은 테러로 인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면서 “ 때문에 보살행의 마음가짐은 현시대에 굉장히 중요하며, 자아성찰의 수행 또한 인드라망 세계에 가져올 평화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이어 “한중일 불교인들은 불법의 깨달음을 추구하면서 자비 실천으로 나와 이웃, 사회와 국가를 넘어 세상의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내 변화가 바로 세상의 변화이듯이 내 안의 평화가 주변의 평화로, 세상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음에 확신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중앙종회의장 성문스님도 축원을 통해 불자들의 공동 노력으로 인류사회 선도와 사회정화, 중생구제 등의 원만성취와 세 나라의 교류 확대로 불교가 더욱 중흥하기를 발원했다.   

앞서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따오츠(道慈)스님은 여는 말에서 “미륵보살 도량인 설두사에서 기법회를 봉행하는 것은 뛰어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불교도들은 자신의 안락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중생이 고를 떠날 수 있도록 불교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회에는 중국 내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이어나가자고 밝혔다. 왕쭈오안(王作安) 중국 정부 종교국 국장은 축사에서 “세 나라 불교계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끊이지 않는 교류를 통해 빛나는 황금유대를 이어왔다”면서 “평화를 추구하는 불교도들은 내면의 평화 뿐 아니라 외부 세계 평화에도 힘써야 진정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법회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중국불교협회,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가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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