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회견으로 본 ‘2016 종단운영’ 방향
▶밝은 공동체 구현
‘청년희망’ 일구는 노동해법 모색
환경 인권 등 화쟁네트워크 구축
‘더불어 사는 삶’ 위해 활동 강화
▶전통문화의 보존·계승
‘견지동 역사문화관광 자원’ 조성
전통산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개혁위한 불사지속
사찰운영위 실질적 운영위한 독려
30억 이상 사찰 재정 공개 확대
중앙·교구 균형발전, 인사고과 확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올 한해 희망을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대사회적 활동을 더욱 강화할 뜻을 피력했다. 3포(연애, 결혼, 출산)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의 고민을 나누고, 사회 약자들을 위한 활동을 펼침으로써 부처님 가르침을 적극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종단은 전통문화를 보존·계승하는 주체로서 ‘문화 융성’이라는 정부 정책과 발맞춰 전통문화의 숨은 정신을 발굴해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년 기자회견은 단순히 새해 종책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향후 종단과 한국불교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종단은 올 한해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위해 노동문제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화쟁위와 사회노동위를 중심으로 노동문제와 관련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화쟁적 관점에서 풀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도 “청년과 미래세대가 부처님 도량에서 맘껏 활동할 수 있도록 미래세대 정책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환경 및 노동, 인권, 종교평화 등의 영역과 지역 단위의 화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전문적 문제들은 화쟁의 그릇에서 한데 녹여 풀어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제34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꾸준히 강조하며 실천해 온 사회와 이웃을 향한 봉사와 나눔은 더욱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불교계 나눔 문화 확산을 비롯해 국내외 재난 구호 동참, 교구중심의 사회복지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이웃을 향한 보살행을 이어나가고, 모금 및 기부사업 집중을 위한 조직을 정비할 예정이다.
불교 발전을 위해 제34대 집행부가 그간 추진해온 사업의 성과를 정착, 확산시키는 것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종단은 사부대중이 사찰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찰운영위원회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독려해 나갈 계획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2012년 사찰운영위원회법 제정으로 사찰운영위원회 구성과 운영이 제도화되었지만 아직 형식적 단계”라며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운영되는 것이 확인될 경우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재정공개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부분도 눈에 띈다. 종단은 지난해 첫 시행된 결산규모 30억 이상 사찰 재정 공개를 유지·확대하고, 2억 미만 사찰을 위해 개발한 전산회계프로그램을 올해 처음으로 보급한다.
사회와 함께하는 사찰을 일구기 위해 시작된 주지인사고과제도는 더욱 확산된다. 직할교구의 경우, 지난 5년간 재정· 전법·어린이 청소년 포교·복지 분야에 대한 평가제도 시행으로 복지와 전법에 있어 괄목할 성과를 이뤘다는 게 종단의 평가다. 올해는 5개 이상 교구가 이를 제도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해당 교구 특수성을 반영해 사찰 주지 임명에 관한 일정 기준을 정하도록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집행부의 핵심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가는 것도 중요하다. 종단은 승려복지제도의 현실화를 위해 현재 약 30%의 미진한 국민연금 가입률을 높여 스님들의 노후보장에 실질적 기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구본사가 지역 공동체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수행과 포교, 승려복지와 종무행정을 아우르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모색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종단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대중공사’를 이어가는 한편, 서의현 전 총무원장 재심결정 논란으로 구성된 ‘종단 화합과 개혁을 위한 사부대중위원회’를 성공적으로 회향해 종단의 대화합을 이루고 미래로의 도약을 위한 디딤돌을 놓겠다고 했다.
종단은 올 한해 한국불교 1700년 역사상 최대 규모로 역사에 기록될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에 총력을 기울인다. 불사의 원만 회향을 위해서는 불자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조계사를 중심으로 인근 광화문과 인사동을 연계한 역사문화관광벨트를 구축하는 이 사업은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3단계로 나눠 진행되며,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남은 임기 안에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종단은 오는 10월까지 10·27법난기념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부지매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의 전통산사 7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해 한국불교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활동에도 힘을 기울인다. 종단과 문화재청은 오는 7월에 추진상황 평가를 거쳐 2017년 등재신청서 제출, 2018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모든 과정을 준비해 나간다.
햇빛 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에너지 문제로 과도한 자원개발과 환경오염이 대두됨에 따라 친환경적 에너지 시설을 도입해 ‘생태에너지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세계 종교인들과 함께 동참 서명을 했다”고 밝힌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과 도심 속 사찰 및 시설에 햇빛 발전소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종단의 환경위원회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내 타당성 조사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불교신문3170호/2016년1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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