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公心>.원력<願力> 날개 삼아
화합.소통하는 수행자
33대 집행부 이끌며
자성과 쇄신결사 통해
제도.의식개혁 선도
300년만에 승가교육 개편
종단 첫 승려노후복지 등
추진력 돋보여
연임에 성공한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당선자 자승스님은 오랫동안 중앙종회의원 소임을 맡으며 입법활동을 벌여왔고, 33대 총무원장으로서 행정가다운 면모를 두루 갖췄다.
자승스님은 1954년생으로 전 총무원장 정대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하고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이후 동화사, 봉암사 선원 등에서 수선 안거를 하고, 수원포교당, 삼막사, 연주암 주지 등을 역임했다.
스님은 1986년 총무원 교무국장을 시작으로 총무원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을 역임하고, 제10대, 12대, 13대, 14대 중앙종회의원으로서 활발한 입법 활동을 전개했다. 14대 중앙종회에서는 전반기 의장을 맡기도 했다.
스님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을 맡으며 전법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은정불교문화진흥원에서는 매년 불교학자, 불교단체, 청소년들의 안정적인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장학금과 생활격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매년 개최하는 ‘나란다 축제’는 불교를 대표하는 3대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전국 청소년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불교교리경시대회에는 해마다 참가자들이 늘어, 경시대회 가운데도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승스님은 지난 2009년 제33대 총무원장에 취임해 많은 종단 발전과 변화를 일궜다. ‘자성과 쇄신 결사 운동’을 통해 종단의 제도와 의식개혁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쇄신법안’이라 일컬어지는 사찰예산회계법과 사찰운영위원회법 등이 제.개정돼 사찰운영과 예산의 투명화와 공명선거의 기틀을 마련했다. 승가청규 제정을 통해 승단의 의식변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물론 한계도 따랐다. 쇄신결사는 특히 대중적인 호응을 크게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자평도 나왔다.
반면 주지인사고과제, 토지처분금 활용, 해외특별교구 신설, 사후유언장 작성 등의 제도도 자승스님 재임기간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런 제도들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종단의 행정을 체계화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직할교구 공찰 주지 인사고과제도는 사찰의 포교, 복지 등을 독려하는 매개가 됐고, 교구본사로 확대될 전망이다.
승가교육체계 개편은 ‘300년만의 개혁’이라 평가받기도 했다. 기본교육기관의 현대화와 교재의 한글화를 추진하고 표준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전문교육기관의 강화와 연수교육의 다양화도 추진됐다. 뿐만 아니다. 스님들의 수행환경 기반 조성을 위해 종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려노후복지제도를 시행했다. 보건의료, 수행연금, 수행거주분야로 나눠 가장 먼저 만65세 이상 소임이 없는 스님들에게 의료비와 요양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교구본사와 승려노후복지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4월부터는 소액이라도 수행연금을 지급하려고 준비 중이다.
소외된 이웃을 위한 보살행 실천은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자승스님은 33대 총무원장 취임 직후 첫 방문지로 용산참사 현장을 찾았다. 유족들을 위로한 것에 그치지 않고 특별사면이 이뤄질 수 있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관심을 갖고 지원해왔다. 이와 함께 쌍용차 해고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여야의 국정조사 약속을 끌어낸 것이다. 종단 내 최초로 노동위원회를 설치하고 무차대회를 개최했으며, 해고노동자와 장기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상담을 진행, 약자에 대한 배려를 이어갔다.
‘한국불교 세계화’ 역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뉴욕, 파리, 시드니 등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 한국불교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렸다. 게다가 미국과 호주에는 해외특별교구와 해외연락사무소를 개설해 종단과 유기적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불교 근현대 역사상 최대불사로 평가받는 ‘조계사 일대 역사문화관광지구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와 MOU를 체결한 것 역시 두드러진 성과다. 통합종단 이후 최대 규모의 불사로 꼽히는 총본산 성역화 사업은 가히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조계사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제외한 견지동 45번지 일대에 10.27교육관과 공원을 조성하고, 템플스테이체험관과 한국불교문화산업이 집약돼 있는 아케이드, 대형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성역화를 통해 자승스님은 불자들은 물론 국민들과 외국인들이 방문해서 1700년 한국불교의 정수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의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불교신문2953호/2013년10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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