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등 전국사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봉행

국민의 행복과 평화를 최우선가치로 두겠다는 조계종 집행부의 서원에 따라, 봉축법요식의 풍경이 확 달라졌다. 부처님오신날인 5월28일 조계사에서 봉행된 봉축법요식에는 사회적 갈등의 상징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용산참사 유가족들, ‘나눔의 집’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주요 내빈으로 초청됐다.

새터민(탈북자)과 다문화가정 자녀 등 어린이들이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종회의장 보선스님에게 훗날 부처가 되리란 수기(授記)를 받고, 소방관과 경찰관이 부처님 전에 향을 올렸다. 취임 이후 매달 ‘자비나눔’ 위문에 나선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그간 만났던 사람들이다.

반면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특전은 사라졌다. 종정예하를 제외한 모든 참석자는 특설법단 아래에 앉았다. 자비와 화합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우리 사회의 약자와 묵묵히 정진하는 불자들을 동등하게 존중하겠다는 정신의 반영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신년기자회견에서 “국민의 행복과 평화를 최우선가치로 삼겠다”며 소득양극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발원했었다. 아울러 본지는 4월18일자 ‘뉴스분석’ 기사에서 “의전에 치중하는 세속적 허례허식을 줄이고 소외이웃 중심의 봉축법요식을 열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진제 종정예하는 법어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을 맞는 불자들의 자세에 관해 가르쳤다. 종정예하는 법어에서 “부처님 오심은 온 우주의 생명에게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이라는 희망을 열어주기 위함”이라며 “모든 불자와 국민, 온 인류가 참나를 찾는 수행으로, 마음에 밝은 지혜와 자비의 등을 밝혀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사회,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가자”고 역설했다.

특히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축사에서 불미스런 현안에 대한 참회의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종단의 쇄신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최근 우리 승가는 전혀 승가답지 못한 일로 국민 여러분과 사부대중께 큰 상처를 안겨드렸다”며 “커다란 인내와 끈질긴 노력으로 승가 구성원과 함께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승가가 먼저 부처님의 자비행을 회복해 지니고 힌써 실천하도록 거듭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모든 이웃이 부처님의 자비행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변화된 봉축법요식은 자성과 쇄신을 향한 종단 차원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단면이었다.

오늘(5월 28일) 조계사 법요식에는 진제 종정예하, 총무원장 자승스님, 종회의장 보선스님, 김의정 중앙신도회장등 종단지도자와 최광식 문체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경기도지사. 황우여새누리당 대표, 박지원 민주당비대위원장, 이인제자유선진당비대위원장,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전 민주당대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정세균 민주당의원등 사부대중 5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밖에도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사찰에서 일제히 봉축법요식이 봉행됐다.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우 지부장, 나눔의 집 강일출 할머니, 용산참사 유가족 대표가 헌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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